트위터와 스레드 차이점 자칭 전문가들

1. 얼마 전 사람들이 물었다. “스레드에는 왜 이렇게 자칭 전문가들이 많냐?”라고.

2. 그 말을 듣고 이렇게 대답했다. “실제로 업계에서 오래 활동해 본 적이 없기 때문에 그런 거 아닐까요? 그게 선배든 후배든, 업계에 아는 사람들이 좀 있으면 스스로 전문가라고 말하는 건 아무래도 낯 간지럽고 부끄러울 테니까요”라고.

3. 사실 어느 정도 경력이 쌓이고, 실력이 쌓이고, 인지도가 쌓인 상태에서, 자신을 전문가라고 말하거나 미사여구를 동원해 자기를 소개하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봉준호 감독이 자신을 “영화 전문가인데요”라고 말할 리 없고, 워런 버핏이 자신을 “투자 전문가입니다"라고 말할 리 없으니까.

4. 아니, 오히려 대가나 실력을 인정받은 사람일수록, 자기소개는 이름만 간단히 말하는 경우가 많다. 그동안 자신이 보여준 퍼포먼스나 쌓아온 서사와 맥락이 소개를 대신하니까.

5. 물론 경우에 따라서는, 협업을 하는 관계사에서 프로모션이나 광고를 위해 꾸미는 말을 쓸 수 있고, 이를 허용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대가이고 실력자일수록 오히려 자기소개는 드라이하게 할 가능성이 높다.

6. 그래서인지 스레드에서 자신을 전문가로 칭하는 사람들의 섹터를 보면, 신생이나 업계가 안 만들어진 경우가 많다. 심지어는 스레드 전문가라는 것도 있다고 ㅎㅎ

7. 그리고 전문가 등 각종 미사여구를 동원해서 그 사람이 자기를 꾸미는 이유는, 뭔가를 팔아야 하기 때문인 경우가 많다. 뭔가를 많이 팔기 위해서는 자신의 에토스, 그러니까 공신력이나 권위를 만들어야 하는데, 그때 약간의 성과와 경력을 소개하며 자신을 전문가라고 꾸미는 게 가장 많은 사람들이 흔하게 선택하는 방법이니까.

8. 그래서 스스로를 전문가라고 말하는 사람들은 그 쉬운 길을 가는 사람들일 뿐이고.

9. 그렇기에 내가 지향하는 방향은 그와 반대인 경우가 많다. 스스로를 꾸미는 좋은 말들을 찾아내는 게 아니라, 이름 석자나 ‘썸원’이라는 말로 모든 것이 설명되는 사람이 되는 것 말이다.

10. 실제로도, 모임에 와 보신 분들은 알지만, 프로젝트 썸원에서 열리는 모임에서 내가 나를 소개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호호)

11. “존재하되 드러내지 않는다(Esse Non Videri)”라는 어느 스웨덴 가문의 철학에 감명을 받은 적도 있고.

12. 물론 초라함 많고 안 유명한 일개 개인이 이런 태도를 취하면, 나를 아예 모르는 사람에게는 건방지고 도도해 보일 수 있다. 실제로도 많이 초라하고 비루한 상태이기도 하고.

13. 그럼에도 초라함을 감수하더라도, 장기적으로는 이 방향으로 가는 게 맞다고 생각하는 편. 미사여구를 동원해 나를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만든 결과와 콘텐츠와 내가 지킨 원칙들이 나를 설명하도록 하는 것 말이다.

14. 그렇게 멤버십 유니버스를 넘어, 이 광활하고 넓은 세상에서도 “저는 그냥 썸원입니다만"이 적용될 수 있으면 더 도도할 것 같고. 무튼 나 파이팅

#오늘의아무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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