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PEOL 8

 
 
 
 
 
1. 종종 느끼는데 뭔가 하나에 꽂히면 이상하게 글이 와전되는 거 같은데 전 포체티노 후유증이 크다를 확정 지어서 얘기하는 게 아니라 그런 위험성이 보이니 보드진이 빠른 판단을 내렸을 거다를 얘기하는 거임.
 
 
 
 
 
워낙 싫어하는 감독이라 거의 보질 않았으니 실제 그가 선수들에게 맨투맨을 비롯해 그의 이론들을 얼마나 가르쳤는지. 그게 필드 위에서 어떤 식으로 자주 나타났는지는 전 모름.





그러니 크다, 작다를 얘기하기엔 당연히 제겐 그렇게 많은 표본이 없음. 근데 적어도 그가 훈련 세션을 줄이거나 본인의 권한, 본인 사단 코치들의 역할 등에서 클럽과 타협을 하지 않았다면 (않은 걸로 알고 있음) 어느 정도는 있을 수밖에 없다는 거임. 마레스카가 가질 부정적인 리스크 중의 하나는 충분히 될 수 있다는 소리.
 
 
 
 
 
당연하게도 성적을 떠나 선수들에게 가르치는 영역에서 치고 나갈 여지가 보였다면 첼시 보드진은 포체티노에게 최소 1년을 더 줬겠죠. 어차피 성적은 알아서 따라옴. 장담하는데 가능성을 봤다면 처음 포체티노 데려올 때처럼 그들은 믿음으로 보답했을 거임.
 
 
 
 
 
2. 그리고 비엘사의 이론은 체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다에 가까움. 그를 비롯한 그의 제자들이 반복된 트레이닝으로 다수의 선수들을 보조자로 만들고 기계적인 움직임을 강조하는 건 상대적으로 다소 부족한 기본기는 압도적인 체력을 바탕으로 삼은 조직력으로 극복할 수 있다는 신념을 갖고 있기 때문.
 
 
 
 
 
포체티노의 경우 선수단 부상이 돌아가면서 터졌으면 애매하게 선수들에게 남아있을 것이다는 충분히 추론할 수 있음. 파리에선 선수들이 머리가 크고 이미 효율성을 추구하는 선수들이 앞선에 쫙 깔려 있었으니 아예 뭘 할 수가 없었다면 첼시에선 감독으로서 마주해야 할 내외적인 변수들을 제대로 통제해내지 못함으로서 시간을 더 많이 필요로 했다는 거죠. 당연히 감독인 그의 입장에선 더 많은 권한을 원했을 수밖에 없겠죠.
 
 
 
 
 
물론 이게 다른 감독들에게 물이 덜 든 선수들이나 말을 잘 들을 수밖에 없는 꼬맹이들, 기술적으론 어느 정도 자리가 잡혀있는데 그것을 활용하는 방식이 자리 잡히지 않은 선수들이나 신체적으로 완성되지 않은 선수들이 이들 밑에 가면 종종 대박을 내는 이유 중 하나긴 함. 시메오네도 갤러거를 원한다던데 괜한 이유로 노리는 건 아니라 생각함.
 
 
 
 
 
3. 사실 맨투맨은 이것만 놓고 보면 축구의 전술전략 역사에선 사람이 볼을 따라갈 수 없다는 측면 (볼은 사람보다 빠르니까) 에서 사장된 전술전략인데 이게 비엘사로부터 다시 떠오르고 근래에는 지역 방어와의 혼합으로서 어느 팀에서나 쓰임새가 있는 건 다수의 선수들이 본능적으로 이것을 이해하고 실행에 옮길 수 있으면 영리한 한 명이 좋은 위치를 잡아 항상 수적 우위를 만들어 줄 수 있기 때문.
 
 
 
 
 
근데 잘못 배우면 상황을 읽으려는 것보다 일단 몸부터 나가는 건 맨투맨이 제일 심한 건 맞음. 바르셀로나도 타타가 싹 다 맨투맨으로 바꿔놓고 (세트피스도 맨투맨으로 함) 기존의 바르셀로나의 지역 방어를 혼합시켜 쓰려다가 이도저도 아닌 모습을 보여줬었는데 타타가 안 되겠다 싶어서 포기하지 않고 오히려 더 밀어붙였으면 바르셀로나도 후유증이 쎄게 왔겠죠. 그나마 다행이었던 부분 중 하나임.
 
 
 
 
 
4. 전술전략적으로 포체티노가 유의미한 모습을 보여줬냐 못 보여줬냐를 떠나서 어린 선수들을 데리고 1년을 보냈으면 그 선수들에겐 그의 이론들이 아주 조금이라도 박혀있기 마련. 첼시 팬이 아님에도 그를 기를 쓰고 반대했던 건 그가 있는 시간 자체가 낭비가 될 거라고 봤기 때문이고 이건 시즌 전체를 보신 분들이 저보다 더 잘 아실 거고 크게 느끼셨을 거임.
 
 
 
 
 
오로지 제 취향이 아니라 싫어하는 게 아니라는 것도 수 차례 밝혀왔고 당시 첼시가 필요로 하는 감독이나 후보로 언급되는 감독들 중에서 제일 떨어져 보인다고도 계속 얘기해 왔음. 물론 포터보단 나을지도 모르겠다고 얘기했었지만 (사실 챔스권 경쟁 정도는 무난하게 할 거라 생각했음) 별반 차이가 없긴 했네요.
 
 
 
 
 
비엘사는 지나칠 정도로 확고하다면 포체티노는 타타처럼 애매하게 타협하고 안 풀릴 때 본인 능력보단 선수들의 기지로 극복하려는 얕은 수가 너무 많고 책임 회피를 너무 하는 감독임.





이미 이건 파리 때 그대로 다 보였음. 타타랑 거의 똑같은 모습을 봤으니 첼시에서 성공할 리가 없다고 한 거지. 전 사람이 싫다고 망했으면 한다고 저주하는 사람이 아님.
 
 
 
 
 
그리고 가장 조화가 잘 이뤄진 이런 쪽 사람이 시메오네니 제일 오래 빅 클럽에서 살아남는 거라고 봅니다.
 
 
 
 
 
5. 마무리는 비엘사의 맨투맨.
 
 

(어느 감독도 이 정도로 강하게 맨투맨을 가르치진 않음. 그래서 당연한 얘기지만 후유증이 제일 크게 나타나는 것도 글에서 언급한 감독들 중에선 비엘사의 팀들이었고. 시메오네는 떠나봐야 알겠죠.)

 
 

(버려도 되는 선수를 찾아내고 볼 주변에서 우위를 가져갈 상황을 찾으면서 특정 지점에선 한 명의 우위를 점하는 게 비엘사 맨투맨의 특징임. 포체티노도 그렇고 시메오네는 이 정도로 강하게 맨투맨을 안 가르치긴 함. 타타만 바르셀로나 초기까지 이랬는데 선수들이 적응을 못해서 조금씩 지역 방어를 섞다가 아예 다 엎어버림)

 
 

(여기서도 막시밀리아노만 바로 맨투맨을 안 하고 상황을 보고 읽으려고 하고 있죠.)

 
 

(주변에서 누군가 한 명은 맨투맨을 하지 않으면서 상황을 읽어야 함)

 
 

(볼이 길게 한 번에 확 넘어오니 동그라미 친 카세레스가 알아서 빠져주고 있죠.)

 
 

(롱패스가 캐나다 쪽으로 소유권이 그대로 넘어간 상황)

 
 

(캐나다가 볼을 돌리는 동안 우루과이 선수들은 다 자기 마크맨을 찾아감. 앞선의 누네즈만 상황을 읽는 거임)

 
 

(맨투맨의 취약점 중 하나는 어떤 식으로든 원온원에서 쉽게 벗겨지면 끝이라는 건데 여기서도 쉽게 벗겨지면서 저 3대2 상황을 아무렇지 않게 3대3 으로 만들어서 찬스까지 이어감)

 
 

(여기서도 잘 보임. 버려도 되는 애 한 명을 제외하고 나머지를 맨투맨 하면서 한 명은 프리맨이 되어 상황을 읽고 특정 지점에서 우위를 점하는 거임.)

 
 

(이렇게 순간적으로 맨투맨보다 볼이 빠르게 넘어오고 움직이면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거임. 수 많은 훈련으로 이런 상황을 최소화하고 선수들의 기계적인 움직임을 갈고 닦는 거임. 당연히 비엘사는 가장 높은 비중과 고난이도를 요구하지만 맨투맨을 섞어쓰는 감독들 밑에서 성장한 선수들 중 유독 여기서 자기 마크맨을 찾아가는 게 습관이 되는 선수들이 있음)

 
 
애매하게 배워서 선수들을 이도저도 아니게 만들 바엔 확실하게 선수들을 가르치는 감독이 더 낫기에 비엘사를 좋게 보는 거뿐임.





물론 비엘사한테 잘 배워서 빅 클럽으로 간 선수들이 다시 한번 적응기를 겪거나 크게 실패하는 모습들이 결코 적진 않아서 위험성이 없는 건 아니지만 무작정 때려 박기보단 수많은 훈련으로 왜 그렇게 해야 하는 지를 이해시키면서 몸의 반응을 적극적으로 이끌어낸다는 점에선 차이점이 있음.
 
 
 
 
 
그리고 개인적인 취향이지만 1대0 으로 이기는 것보다 4대3 으로 이기는 걸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건 선수들에게도 팬들에게도 긍정적이면 긍정적이지. 부정적이지 않기에. 그의 제자들은 이게 치고 나갈 여지를 꺾어버리는 부정적인 요소로 보는 것 같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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