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y sex for Bottom or Heterosexual

바텀 게이들은 항문섹스에서의 피삽입 행위를 주로 ‘받는다’고 표현한다. 물론 성향이나 상황에 따라 찔린다, 박힌다 같은 피동사를 쓰기도 하지만 받는다-가 주된 언어로 등극한 바탕에는 바텀들의 프라이드가 있다고 생각한다. 받는 일은 누가 주는 것에 응하는 수동적 행위가 아니다. 스스로의 항문에 성기를 삽입하는 능동적이고 주도적인 행위이지.

근데 정상성을 부르짖는 헤테로 섹스에 있어서 한 주체인 여성은 이 정도의 언어를 가지고 있나? 남성이 개발해 여성에게 수치심을 주는 말들을 빼면 남는 건 뭔가. 물론 성관계도 관계라 게이 섹스에서도 매력, 포지션에 따라 위계가 발생하지만 헤테로 섹스에 댈 바는 아니지. 이렇게 말하면 또 ‘찐따’를 마치 정체성처럼 정체화한 헤남들은 자기들 섹스의 수혜자이자 권력자는 여성이라고 말하겠지. 

여성들이 ‘대주고’, ’벌려줘야‘ 비로소 폭력이 아닌 섹스가 가능하다는 증거를 들이밀며 위계가 역전되었음을 주장하겠지만, 오히려 그런 구도 자체가 두 젠더 간의 섹슈얼리티 위계가 공고함을 증명한다. 

여성의 성은 숭고한 동시에 다치고 더럽혀지기 쉬운 것으로 세뇌해 온 가부장제의 위력이 여전히 작동하는 환경에서, 여성들이 왜 그 소중하고 나약한 것을 굳이 애매한 사람과 쓰겠는가.(실은 그거 아니라도 시간과 체력을 쓰는 일을 굳이 왜?) 박고 박히거나 먹고 먹히는 관계, 대주고 벌려주는 위치에 여성을 올려놓고 주체는 여전히 남성으로 상상되는 그런 관계를 제외하면 헤테로 섹스에는 진짜 뭐가 남냐고.(같은 맥락에서 ‘그러니까 해주지 말자‘는 4B도 비판하고 싶내오. 그럼에도 섹스하고 싶은 여성도 좀 챙겨 애두라) 

그런 너네 주제에 항문섹스가 인권이냐고 물어보면 어이가 있겠어요, 없겠어요? 내가 내 신체 어느 부위를 성기로 사용하는지에 대한 관음력 폭발 좀 그만하시고 니네 섹스와 섹슈얼리티 좀 돌아보시라고요. 나는 내가 알아서 인권까지 챙기는 항문섹스를 할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