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실격>
갑자기 일본인이 쓴 책이라니.
다자이 오사무는 시대가 낳은 천재입니다.
그가 워낙에 방탕한 생활을 해서인지 모르겠지만, 특히 여성에 대한 그의 묘사나, 그 스스로가 여성이 된듯한 말투는 정말 매혹적이지요
인간 실격은 한 개인이 자신의 자아와 정체성을 제대로 형성하지 못한체 죽어가는 일종의 자전적 소설입니다.
천재란게 그런거겠지요. 예시당초 천재가 일반인들과 어울려 생활할리가 만무하지 않게습니까..
이런 천재들은 주변을 힘들게 만들고 가족을 슬프게 하지만 그가 예술가였다면 그는 사후 세계를 뒤흔드는 하나의 트랜드가 됩니다.
아쿠타가와, 다자이 오사무등 정말 유명한 일본작가가 많습니다.
그리고 당시 일본인의 내면은 우리시대 젊은이들의 그 속과 다름아닙니다.
최근 민음사가 디 에센셜 시리즈로 유명작가들의 읽기 좋은 작품들을 읽기 좋게 편집하여 내놓고 있습니다.
시간이 그대에게 위대한 책을 읽을 소중한 기회를 선사하는 것 또한 숙명! 그런 숙명이 주어진다면 꼭한번 읽어보시길 기대합니다.
<여치- 다자이 오사무>
- 뭐든지 갖고 싶은 것을 살수 있다고 생각하면, 아무런 공상도 생겨나지 않아요, 시장으로 나가봐도 저는 허무합니다. 다른 아주머니들이 사는물건을 똑같이 사서 저도 집으로 돌아올 뿐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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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했을 때는 하잘것없는 재료로도 남편을 대접하기 위해 멋진 요리를 만들었지만, 유명해지고 난 후엔 오히려 창의력이란 것이 도무지 생겨나지 않고, 미술가 남편의 작품이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 해버렸음을 한탄한 미술가의 아내가 독백의 주인공입니다.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저만해도 작고 안정적인 직업하나 꿰차고 앉았다고
부자도 뭣도 아니면서, 이제 이만하면 됐지 뭐
라고 생각하고살고 있습니다.
앞으로 나아가지 않고 변화하지 않는 것이니
삶이라고 볼수조차 없는 것이지요..
그토록이나 경멸하던 대중과 뭐가 다른 것인지...
이제야... 깊이 감동받고 있습니다.
<연심>
우리는 그가 근육질이거나, 미남자거나, 특정 취향을 저격하는 몸이거나, 돈이 많거나, 등등의 이유로 특정인을 좋아하게 된다.
그의 머리속에 무엇이 들었건, 직업이 무엇이건 상관하지 않고, 사람을 만나고 사귀는데 그런걸보는것이 속물 근성아니냐? 라는 식의 젊은이 특유의 정의감을 가장한 위선으로, 사실은 외모만을 보는 자신의 단편적 근성은 뒤로 한체 그를 사랑한게 된다.
나도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알게 됐지만, 외모가 정말로 중요한 것이긴하다. 또한 사람은 생긴대로 논다는 것도 정말 사실이기도 하다.
젊고 연애나 섹스가 중요할때는 당연히 연애잘하고 섹스 잘하게생겼고, 자신이 성욕을 자극하는 이에게 끌리기 마련이니 그의 지성이니, 마음이니, 성실성이니 이런것에 마음이 끌릴수 있을까?
심지어는 어느정도, 지성을 갖추었다고 생각되었던 상위권 대학생들이나, 직업적으로 돈을 잘벌기때문에 지성도 그럴거라고 생각했던 직업군(예로 들면 의사같은) 들도 막상 고결한 성품이라던가, 이런것은 찾아볼 수도 없다는 것을 알게 되면
인생에 상대의 얼굴이나 외모보다 더 중요한게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될때 쯤에 얼마나 많은 것을 놓치고 살았는가를 절감하게 된다.
뭐가 가장 중요한 것일까..
난 이제야 그것은 '연심' 이라고 말하고 싶다.
순수하게 날 좋아해주는 그 마음.
물론 그도 소위 이쪽용어로 내가 식이 되어야겠지
날 매력적으로 생각한다는 것이 매력이라는 말, 이해가 갈려나?
어쨌거나, 난 외모로 보면 이쪽의 잘나가는 베어들의 발꿈치도 못따라가는 그런 외모지만, 나의 성격, 그를 대하는 테도, 전화할때의 목소리, 식사 쯤되면 울리는 카톡알림음등으로
그런것들이 종합되다 보면, 어느새 그는 자신이 충분히 잘났음에도, 자신이 좋아하는 내가 대단해보이고, 나에게 잘보이고 싶고 하는 그런 마음에 휩쌓이게 된다.
그리고 그런 마음이 나에게 얼마나 소중하게 다가오는 것일까나.
그는 나에게 호감이 있다는 이유로, 스스로를 가다듬고, 말한마디 행동하나 조심한다. 나에게 잘보이기 위해서 가난하지만 깨끗한 옷을 이 입고, 웃을때 이상해 보일까봐 조심해서 웃는다.
이런 연심을 경험하는 것은 이제 40중반을 바라보는 나에게
별다르게 뭐 대단한 일도 아닐 것이다.
나도 젊을때, 소위 예전에 그런 사람들을 많이도 겪어봤으니,
다만 이제 내가 생각하기에 난 늙어가고 있고
매력도 반감되고 있으며, 내가 되고자 했던 대단한 것도 되지 못한체
지방에서 작은 일자리 하나 가지고 있는 그냥 아무것도 아닌 나인데
그런 나에게 아직 젊고 미래가 창창한 그가 그렇게 다가온다는게
비록 그가 아무리 지금 보잘것 없고 좀 못난 외모라고 해도
나에겐 그 무엇보다 큰 매력으로 다가오는 것이다.
그의 순수함.
그리고 그 순수함이 그저 가치있음을 알아보는 나
돈많은 사업가나 의사애인보다, 몸좋고 잘생긴 어린애들보다
그저 하루하루 2교대로 열심히 일하고, 작지만 월급을 모아서 나와 우리들의 집에서 살고 싶고 이불속에서 하루일을 알콩달콩 말하고 싶다는 그에게. 난 매력보다는 큰 위안을 느낀다.
아직도 이런 사람 이바닥 사람중에 있구나 하는 생각에
그리고 얘와 같이 하면 적어도 내가 혼자 있게 내버려두지 않겠구나
하는 생각에.
이런 마음이 언제까지 가고, 또 언제까지 이런 관계가 지속될까?
언제가될진 모르지만, 그래도.
소레데모.
지금은 그와 함께하는 미래를 조금은 그려보며 흐뭇해하고 싶다